공동경비구역(JSA)을 통과해 차로 5분쯤 더 들어가자 아담한 교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서부 지역 최북단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판문점 교회(윤호영 목사)였다. 지금은 남북간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사라졌지만, 3∼4년전만해도 매년 11월 말이 되면 교회 십자탑에 가장 먼저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돼 북녘땅을 향해 캐롤송이 울려퍼지던 곳이다. 1976년에 설립된 교회는 기독실업인회(CBMC)의 도움으로 지난달 말 리모델링 공사를 마쳐 산뜻한 모습이었다.
교회 계단에 올라서서 시선을 북쪽으로 돌리자 3∼4㎞앞에 우뚝 솟은 철탑 꼭대기(높이 158m)에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북한의 최남단 선전마을 기정동이다. 마을 뒤쪽 왼편으로 몇 ㎞쯤 지나서는 개성공단의 전경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인도 크리스천 잡지인 '피플스 리포트'의 맘멘 베르키 편집국장은 "와우,내가 이 곳에 서있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세계 유일의 휴전 국가에서 휴전선을 코 앞에 두고 서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1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 JSA에 위치한 판문점 교회에 내·외국인 80여명이 모였다. 지난 4월 출범한 기독NGO 평화한국(대표 허문영 박사)이 주최한 '제 1회 국제평화기도회'에 참석한 것. 지난 9일 서울에서 개막한 한반도 국제평화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호주 인도 태국 등 7개국에서 온 목회자 10여명과 CBMC 회원들, 북한 구원을 위해 중보기도하는 교회 및 북한선교 모임 회원들이다.
참석자들은 말로만 듣던 남북 분단의 현장을 목격하면서 두 손을 모았다. 오는 28∼30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에 이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했다. "하나님 우리를 평화의 도구로, 화평의 고리로 사용해 주소서. 미움과 증오, 반목과 대립의 굴레에서 우리 민족을 해방시켜 주소서."
외국인 참석자들은 일제 식민 치하와 6·25전쟁 등 우리 민족이 겪었던 고난의 근대사가 요약된 5분 분량의 동영상을 관람하면서 한국의 현대사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필리핀 NCC 총무인 샤론 로즈 목사(여)는 "한국과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찾게 하시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온전한 리더십을 갖춰 동북아시아 평화의 사도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자료출처>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