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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섬 개발 공약 ‘생태재앙’ 공방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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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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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들섬 위치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한강 하구의 ‘나들섬’ 구상이 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반도 대운하에 이어,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 훼손은 물론 강물의 원할한 흐름을 막아 홍수 때 강변, 도심 침수의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 나들섬 구상이란=경기 강화군 교동도 북동쪽 한강하구 퇴적지 일대에 여의도 10배 규모인 약 30㎢(900만평) 규모의 인공섬을 만들어 남북이 공동작업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경제협력단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서해로 유입되는 길목에 있는 나들섬은 한반도 대운하의 관문 기능도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나들섬을 인구 20만명 규모의 ‘미니도시’ 형태로 만드는 데 사업비는 2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터 가운데 40%인 360만평은 도로·하수처리장 등 공공용지와 녹지 공간 등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60%인 540만평은 민간에 매각해 개발할 방침이다. 토지매각대금은 8조1천억원(평당 15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인수위는 민간용지에 3만t급 6선석 규모의 신항만과 물류유통단지, 중계무역단지, 산업단지, 주거단지, 상업단지 등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수위 쪽은 나들섬 건설은 대북관계와 북핵문제 등 한반도 주변 정세와 연계돼 있어, 건설 시기를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늦어도 2012년께는 본격 개발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강 주변 물에 잠길 것=이에 대해 지역의 환경·시민단체들은 “큰 강 하구에 생기는 갯벌은 상류에서 흘러 온 토사가 쌓이는 곳”이라며 “그곳에 둑을 쌓아 여의도의 10배에 달하는 섬을 만든다면 강물의 흐름을 막아 홍수 등의 대재앙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들섬이 조성되면 한강하구의 3분의 2가 막히게 돼 여름철 홍수 때 한강 주변의 빗물이 빠지지 않아 심각한 도심 침수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에서 흘러나온 이물질이 퇴적돼 형성된 곳이 한강하구 삼각주인데 이 곳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현재 인천시가 추진 중인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강화도~교동도~석모도~강화도를 막으면 수위가 높아져 강화, 교동 북단은 물론 한강, 예성강, 임진강 주변 일대가 물에 잠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나들섬 조성으로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북한 예성강 하구지역으로, 홍수는 물론 자연침하 등이 우려돼 북한이 합의해 주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6월 이 구상이 처음 발표되자 이 지역을 잘 아는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썰물 때 잠시 나타나는 실존하지 않는 갯벌에 무슨 섬 개발이냐”고 조목조목 반박한 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한강하구는 우리나라 3대강의 하구 중 유일하게 보전된 곳으로 생태적 가치가 크다”며 인공섬이 조성되면 조류가 바뀌어 갯벌지형이 변화하고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 관계자는 “이미 1990년 초에 쌍용과 현대에서 조사를 한 적도 있어 기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북한과의 합의가 문제”라고 말했다.




■ 교동섬을 활용하자=강화민주평통협의회(회장 김영애)는 지난달 23일 분과위원회 합동간담회를 열어 “한강하구(예성강 하구)의 모래톱 위에 나들섬을 만드는 것보다는 인근에 있는 교동섬을 평화의 섬으로 발전시켜 남북을 이어주는 교량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지정학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훨씬 타당성 있다”며 이를 새정부에 제안하기로 했다. 이경재 의원도 “비무장지대에 인공섬을 만드는 것은 북한의 동의없이는 불가능하다. 섬을 만드는데 2조원이나 소요돼 경제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나들섬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교동섬(1400만평)을 활용하든지 아니면 개성공단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시도 나들섬 조성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섬을 새로 만들 것이 아니라 교동도를 남북협력자유지역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시는 개성공단의 물동량을 인천공항, 인천항으로 수송하기 위해 강화도~개성을 잇는 도로 건설을 줄기차게 추진해 왔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 북쪽 최고지도자의 결단에 의해 추진된 개성공단의 확대를 억제하고 나들섬 구상을 추진할 경우 “남북 경협사업 전반과 남북관계에도 악역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나들섬이란? 나고 드는 섬이란 뜻이다. 사람과 정보, 물자와 자본이 드나들어 남북한이 오가고, 세계와 교류 협력하는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으로 이 당선인이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임진강·예성강에서 내려온 이물질이 퇴적돼서 형성된 삼각주로, 지도상에는 청주초로 나와 있다.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조선시대에는 한강을 통해 마포나루를 오가는 중국 상선들이 이곳 주막에 들르곤 했다는데 지금은 홍수로 사라진 실존하지 않는 섬”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