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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휴전선 선전방송 완전 중단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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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11시 50분 새들도 잠들어 고요와 적막만이 감돌던 155마일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서 마지막으로 우렁찬 선전방송이 흘러나왔다.

남북은 장성급군사회담 후속합의서를 통해 15일 0시부터 MDL지역에서의 선전활동을 전면 중지키로 합의했고, 이날 북쪽으로 마지막 전파를 보낸 것이다.

이는 북한 체제를 비방하거나 자극하지 않고 인민군 귀순을 부추기지 않는 가운데 화해와 협력을 이루려는 남측의 신뢰구축 약속이기 때문이다.

비무장지대 선전전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남북이 상호 체제를 비방하고 미군을 제국주의자로 칭하며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 가운데 낮 밤을 가리지 않고 거의 하루종일 이어졌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시간과 횟수가 급격히 줄었고 내용도 북측은 체제나 지도 자 홍보, 대부분 가사없는 노래, 남측은 국내외 뉴스와 교양, 노래 중심으로 많이 순화되기도 했다.

이날 남측 군당국이 마지막으로 내보낸 자유의 소리 방송 내용은 1962년부터 42년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같은 시간대에 나왔던 내용과는 확연히 달랐다.

현역병인 남성 아나운서는 오후 11시 50분부터 10분간 비장한 목소리로 "이 시간에는, 남북간 군사 실무접촉 결과에 따라 지난 62년부터 42년간 계속해온 우리 자유의 소리 방송이 오늘부로 북한의 확성기 방송과 함께 막을 내리게 된 역사적 사실과 관련해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마지막 방송 원고를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그는 "되돌아보면 우리 자유의 소리 방송은 국내외 소식을 비롯한 다양한 상식과 즐거운 음악 등을 방송하여 군사분계선 지역에 근무하는 인민군 여러분의 마음을 여는 눈과 귀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말해 그동안 방송이 악의적인 목적에서 이뤄지지 않았음을 알렸다.

그동안 총구를 겨눴던 양측 군간 화해를 염두에 둔 듯 "우리들이 지금부터 해야할 일은 민족공동 번영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남북간 합의사항들을 착실하게 이행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방송은 "끝으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기원하면서 그동안 우리 자유의 소리 방송을 들어준 인민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무궁한 행운을 빈다"고 끝을 맺었다.

이 방송 내용이 확성기를 탄 10여분 동안 155마일 MDL지역에 설치된 수십여개의 전광판은 평화ㆍ화해ㆍ협력이란 문구로 마지막 불을 밝혔다.

그동안 군당국의 자유의 소리 방송은 FM방송으로 전파를 탔으며, 이 방송은 전파변환 장치를 거쳐 155마일 MDL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통해 북쪽으로 전해졌다.

확성기 1기당 48개의 대형 스피커를 통해 고막을 찢을 듯한 고성으로 실시되던 대북 방송은 이날 오후 11시 50분부터 10여분간 진행된 오늘의 초점 프로그램을

끝으로 42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연합뉴스 2004.06.14]